`가을이어서 다행이다.` `내 마음의 강물` `그리움`등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불현듯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혼자 강변을 걸으며 코끝에 짜릿하게 파고드는 가을의 향기를 음미해 보는 시간. 그의 음악이 때때로 오감을 건드린다. 성악가로서 한평생을 무대와 함께 살아온 사람, 테너 김완준 교수(66·전 계명대학교 음악대학). 그가 지난 해 11월, 경주가 신라의 고도라는 매력에, 문화도시라는 매력에 이끌려 경주예술의 전당 관장으로 왔다. 16개월 간 공석이었던 자리에 김완준교수가 부임하면서 예술의전당(문화재단)의 역할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고도(古都)의 향기를 품고 면면이 이어져온 예술의 향기가 고급스런 문화·예술로 다시 꽃피우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김관장은 대구 오페라하우스와 계명아트센터 초대 관장을 지냈다. 때문에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예술 행정가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경주 시민들은 "지난 25년간의 풍부한 예술·행정 경험이 관장으로써 적임자"라고 한다. 경주 문화재단은 지난 2011년 출범했다. 때문에 그 자리는 한시도 비워둘 수 없는 자리였다. 예술의 전당 내 공연과 전시, 예술교육사업 등을 맡아 운영하고 봉황대 뮤직스퀘어와 신라문화제 등 경주시 문화예술행사 전반을 총괄하는 전문기관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적임자란 평가를 듣는다. 지난 해 11월, 경주예술의 전당 관장에 취임한 그는 11월 2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열정적이란 수식어가 붙어다니는 김완준관장은 취임 후 예술의 전당은 물론, 재단의 문화사업 등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곳곳을 살펴보며 문제점을 분석했고 개선해야 될 부분도 경험자답게 예리했다. 조직과 예산, 인력 등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짚었다. 문화재단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다짐인 셈이다. 경험과 음악적 안목이 두루두루 뛰어난 사람이기에 그에게 거는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 중년의 성악가이기도 한 그는 "경주는 대한민국의 경주가 아닌 세계속의 경주로, 유적과 훌륭한 문화가 합쳐진 도시로 가꾸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역사성이 있는 도시라면 공연 또한 역사가 스며든 좋은 공연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계명아트센터 관장과 계명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열정과 사랑으로 예술가와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김완준관장. 경주와의 인연도 깊다. 1972년 감포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할 때부터 경주는 그에게 다시 올 것으로 인연지어진 도시가 아니었나 싶다. "처음 경주예술의 전당 관장으로 왔을 때는 의욕이 넘쳤는데 한계가 있다"며 말끝을 흐리는 김관장은 대구에 오페라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며 오페라단을 처음 만든 사람이다. 1977년 음악교육공로상, 1992년 금복문화상(금복문화재단), 1999년 경주시 세계문화엑스포 성공추진 표창장, 2003년 백운예술상 본상, 대구음악상, 대구광역시 문화상, 한국음악상 등 등 열거하기도 힘든 수상경력이 예술행정과 음악예술 발전에 공헌한 공로를 말해준다. 지난 7월에는 한국공연예술포럼 공동회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지난 3월 16일 퇴임 음악회 때 유명 오페라 곡을 비롯한 가곡과 이태리 칸초네 등 아름다운 애창곡들을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감상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김완준교수에 대해 제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 아쉬움을 달래주려는 듯 퇴임 기념으로 CD를 발매해 그의 목소리를 타고 흐르는 노래를 언제나, 생생하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사람들은 늘 김관장이 최상이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에서 행사 많기로 최고인 경주, 개별적인 단체가 많아 일주일 내내 바쁘다. 향교, 보문단지, 봉황대 등 하루에도 몇 군데씩 행사가 겹친다고. 그러나 "선별되지 않은 행사는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지금 시점에서는 강력한 리더가 있어 당기고 밀어주면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는 그는 "문화란 세대가 바뀔 때마다 그 시대가 선사할 수 있는 각기 다른 형태로 존재해야 한다"고 한다. 시야에 드러나는 새로움으로 상대를 매혹시키지 못하면 금방 도태되고 해체되는 예술, 때문에 문화재단에서 계획을 세우고 심의를 해서 질 좋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싶어한다. 지금 시대가 원하는 성악가, 문화 형태에 맞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김관장은 이태리나 독일 등 여타 나라들의 고도(古都)에 존재하는 거리의 악단처럼 경주에도 자연스럽게 역사성이 풍기는 악단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 문화란 성장시키고 다듬어가는 것인데 싹부터 잘라버리는 리더는 안된다고 한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기다리기를 배워야하는 긴 예술의 길을 김관장은 보여준다. 이미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시대, 지금 시대가 원하는 문화 형태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김관장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김완준 약력 및 수상경력
▲계명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와 동 대학원 졸업, ▲Italia G. Rossini 국립음악원 성악과 Diploma▲이탈리아 Hugo Wolf 음악원 오페라과 Diploma ▲Austria Weiner Intonationale Summer Academy 성악과 수료 ▲러시아 극동예술대학 명예예술학 박사(예술 경영).▲한국, 이태리, 러시아, 미국, 일본, 폴란드 등지에서 14회 독창회 개최 ▲오페라 `Carmen` 등 주역 20여회 ▲Oratorio `천지창조` 와 `메시아` 외 Solist로 30여회 출연.▲폴란드 국립방송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부산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교향악단과 협연.▲각종 음악회에 수 백회 출연. ▲CD판 `내 마음의 노래` 1,2집 있다.▲대구예술대학교 교수, 대구음악협회장,대구예술인 총연합회 부회장, 대구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 역임.▲대구시문화상, 대구예술대상, 금복문화상, 백운예술대상 수상. 글=진용숙 편집위원사진=권정호 보도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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