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지자체의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대구시도 건립 유치에 팔을 걷었다.시는 7일 실무협의회를 기점으로 유치를 본격화한다. (가칭)국립 ‘이건희 미술관’ 대구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전략 논의하고 앞으로 정부의 정책방향을 예의주시하며 탄력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시는 삼성과의 인연과 접근성, 근대미술의 저력 등 모든 면에서 대구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1920년대 전후부터 서울-평양과 함께 한국 근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해 온 대구가 삼성家가 기증한 국내외 거장들의 근‧현대 미술작품 1500여점으로 구성된 ‘이건희 컬렉션’을 유치를 본격화함으로써 삼성의 나눔의 정신을 기림과 동시에 국가균형발전의 모범사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시는 가장 먼저 삼성그룹의 발상지임을 강점으로 내세웠다.대구는 故 이건희 회장(1942~2020)의 출생지(대구 중구 인교동)이다. 1938년 삼성창업자 故이병철 회장은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대구 인교동에서 창업했으며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제일모직을 1954년 북구 칠성동에 설립했다. 현재 옛 제일모직터에는 삼성이 조성한 삼성창조캠퍼스가 위치해 복원된 삼성상회 건물, 제일모직 기숙사를 중심으로 삼성의 태동을 기념함과 동시에 청년창업가 활동의 요람이 되고 있다.
또 `이건희 미술관` 건립이 국토균형발전에도 부합된다고 강조했다.국내 유일한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4개관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 과천관(1986년), 덕수궁관(1998년), 서울관(2013년), 청주관(2018년) 중 3개관이 수도권에 있고 1개는 충청권에 있다. 민간으로 시선을 넓혀도 리움미술관(서울 용산구)과 호암미술관(경기도 용인) 등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민들의 문화적 박탈감은 심각한 상황이다.문화체육관광부의 `2020 전국문화기반 시설총람`에 따르면 국내 267개 공공 미술관 중 수도권이 104군데, 기타지역은 163곳으로 수도권에 40%가량 집중돼 있다.대구에 국립 ‘이건희 미술관’을 세움으로써 전 국민이 고르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대구가 일찍부터 대한민국 근대미술의 메카였다는 점도 미술관 유치의 중요한 명분으로 작용한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도 대구에서는 이상정, 이여성, 박명조, 서동진 등의 선각자들이 중심이 돼 서양화 붐을 일으키며 한국 근대미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 이후 지역 출신의 이쾌대, 이인성, 김용준 등 걸출한 인물들이 한국화단을 개척했다.이번에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1500여점 중에서도 50% 이상이 근대미술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한국 3대 공립미술관으로 자리잡은 대구미술관 외에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인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하고 ‘이건희 미술관’이 자리잡게 되면 대구는 고전-근대-현대미술을 잇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문화명소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아울러 뛰어난 접근성도 강점으로 제시했다.대구는 서울에서 99분, 김해공항에서 60분이 소요되는 등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로 접근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광주대구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도로망으로 갖추고 있어 전 국민과 세계인이 즐겨 찾는 미술관을 건립할 수 있는 최적지라 할 수 있다.권영진 대구시장은 “1938년 故이병철 회장은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창업했고 4년 뒤 故이건희 회장이 대구에서 태어났다. 또 대구는 서울평양과 더불어 한국 근대미술의 3대 거점으로 기능해왔다"고 설명했다.이어 "만약 이건희 컬렉션이 한곳에 모여 국민들께 선보인다면 그 장소는 당연히 대구여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근대미술의 기반을 다져온 대구의 문화적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대한민국 문화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한편 부산시와 경남 의령군과 창원시, 세종시, 수원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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