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있었던 일이다. 요즈음은 코로나로 관광버스 타고 단풍놀이 가기가 쉽지 않지만 3년 전 어느 날 가을걷이를 마친 75세 오씨 할아버지.
동네 주민들과 관광버스를 타고 주왕산으로 단풍놀이를 갔다. 기분도 좋고 한해 농사를 마친 기분에 막걸리를 한잔 하였다. 한 잔 하다 보니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석 잔이 되었다. 문제는 이 때 발생하였다. 아뿔사, 소변을 보려고 해도 소변은 나오지 않고 하복부는 팽창되어 통증을 견디기 힘든 급성 요저류가 생겨서 응급실에 오게 되었다.
노인들을 괴롭히는 전립선비대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전립선비대증은 40대 중, 후반에 발생하기 시작하여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증가하는 질환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단순히 전립선이 커지는 양성질환이며 전립선 암과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최근 노인 인구의 증가로 전립선비대증의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40대에는 40%, 50대에서는 50%, 60대에서는 60%, 70대에서는 70%의 빈도로 전립선비대증이 발생하는 흔한 질환임에도 나이가 들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여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립선비대증의 주된 증상은 전립선이 커서 발생하는 폐색증상과 소변을 모으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저장증상으로 나누어진다. 대표적인 폐색증상은 소변을 봐도 남아 있는 잔뇨감, 소변 줄기가 한번에 나오지 않고 끊어지는 증상, 소변 줄기가 가늘어 지는 약뇨, 힘주어 소변을 보는 증상이 있다. 저장증상은 빈뇨, 소변을 참기 어려운 급박뇨 및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게 되는 야간뇨가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진단은 위에 열거한 증상 등을 들어보는 병력 청취와 이런 증상을 점수화한 국제전립선증상점수, 직장수지검사, 전립선암을 감별하기 위한 전립선특이항원, 요속 검사 및 잔뇨 측정, 경직장전립선초음파검사를 통해 전립선 크기를 측정하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진단 결과를 종합하여 증상이 경미할 경우 6개월 내지 1년 간격으로 주기적인 관찰을 하면 된다. 증상이 중등도 혹은 심한 경우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일차적 치료이다. 전립선요도의 긴장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사용하는 약제인 알파차단제,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5 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대표적인 약제이다. 전립선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두 약제를 병용해서 처방한다.
약물요법에 효과적이지 않거나 환자가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길 원하지 않는 경우, 반복되는 급성 요저류가 있는 경우, 지속적인 요로감염 및 혈뇨가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여야 한다. 수술적 요법으로는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이 가장 널리 쓰이며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 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은 90%에 이를 정도로 효과적인 방법이다.
최근 전립선 요도에 실을 이용해서 하는 전립선결찰술은 부분 마취 하에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역행성 사정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법이므로 젊은 분들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평균 수명의 증가는 전립선비대증과 뗄 수 없는 질환이며 배뇨 불편감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노인 질환 중 하나이다. 비뇨의학과 전문의에게 적절한 진료를 받고 치료를 하면 삶의 질이 확실히 개선된다.
오씨 할아버지는 결국 수술을 받고 웃으시면서 퇴원하였다. 물론 수술 후 약물 복용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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