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26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이 지상파 방송 3사를 상대로 낸 `양자 TV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설 연휴에 열릴 예정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의 양자토론은 없던 일이 됐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KBS·MBC·SBS 등에 대해 안 후보를 제외한 토론회를 실시하거나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TV토론의 상당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다른 군소 후보에게도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상파 3사 측은 양자 TV토론에 대해 참석 기준이 법제화되지 않아 방송국이 자율적으로 열 수 있는 행사라고 주장했다.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아직 후보 토론회가 한 번도 열리지 않은 데다, 안 후보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이 나면 토론회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논리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언론기관이 주관하는 토론회는 대상자 선정에 폭넓은 재량이 주어진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방송 토론회가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는 점에서 양대 정당의 후보만 참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고 방송국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TV 토론은 후보자들이 본인의 자질과 정치적 능력을 드러내 다른 후보자와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이고도 중요한 선거운동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토론 과정을 보며 각 후보자의 정책이나 정치이념, 선거 쟁점 등을 파악한 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방송 토론의 위력으로 지목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과 후보자가 전국적으로 국민의 관심 대상인지 여부, 토론회의 개최 시점·영향력·파급효과,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하는 언론기관의 재량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관위가 주관하는 3차례 법정토론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3% 이상 득표 정당의 후보` `평균 지지율 5% 이상 후보자` `5석 이상 국회의원 보유 정당 후보자` 등에게 참가 자격을 준다. 이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되니 안, 심 후보 모두 자격을 갖췄다. 그런 점에서 양자토론은 애초 무리가 있었고, 법원의 판단도 합리적이다. 재판부가 언급했듯 방송토론은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리더십과 정책 비전, 도덕성을 비교하고 검증할 중요한 기회다.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자가 41%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안 후보와 심 후보는 적극 환영했고,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다자토론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상파 방송들도 후보 4인이 합의한다면 언제든 4인 토론회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19대 대선은 대통령 탄핵 직후의 혼돈 상황에서도 6차례 토론을 실시했지만, 이번 대선은 법정토론 외에 아직 잡힌 일정이 없다. 국민의 알권리와 유권자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토론회는 많아야 한다. 대선이 불과 40여 일 남았으니 각 후보 진영은 다자토론 논의를 서두르기 바란다. 시일은 촉박하지만 설 연휴에라도 굳이 못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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