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시를 읽고 독립을 가슴으로 쓰고그들의 시를 옮겨 적고 독립을 심장에 아로새긴다그렇다고 나는 이상화가 되질 못 하고이육사가 되질 못 한다도저히 할 수 없는 독립운동을투박한 가시줄처럼 식민지에 불 지른 사내들의 기개 앞에서나약한 나는 자책만 한다그처럼 나는 반골의 시를 치열하게 쓰질 못하고항일투쟁의 선봉에 선뜻 나서질 못 한다이래서 빼앗긴 들에서 거룩한 봄이 맞이하겠는가이 광야에서 어찌 목 놓아 민족혼이 깃든 영원불멸을 부르짖겠는가박약(薄弱)한 나의 시, 게으른 나의 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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