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임대업자의 황당한 주장으로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세입자가 법원 판결에 의해 되돌려 받게 됐다. 이 임대업자는 뚜렷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면서도 임차인의 원룸에 2명이 거주했고, 층간 소음으로 인해 아래층 임차인이 이사한 뒤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손해를 봤다며 보증금을 전액 돌려주지 않았다. 대구지법 경주지원은 지난달 원룸 세입자 A씨가 집주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임대차보증금반환 소송에서 "임대인은 보증금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경주에 있는 14평 원룸을 보증금 200만원, 월세 43만원 조건으로 1년간 빌렸다. 이후 A씨는 계약기간이 끝나 다른 원룸으로 이사했지만, 집주인 B씨는 A씨로 인한 손해가 막대하다며 보증금을 공제한 결과 돌려줄 돈이 없다고 주장했다. B씨는 "임대차계약 당시 A씨가 혼자 산다고 해 월세를 43만원으로 정했지만 실제로는 동거인이 있었다"며 월세를 2만원 오른 45만원으로 다시 정해 1년 치 24만원을 보증금에서 공제했다. 또 A씨의 소음으로 인해 아래층 임차인이 이사를 했고, 3개월간 공실이 발생해 월세 129만원을 날렸다며 이 돈을 추가로 제외했다. 이와 함께 A씨의 흡연으로 인한 벽지와 환풍기 교체 비용 42만원, A씨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B씨의 배우자가 MRI를 촬영한 비용 26만원도 공제했다. A씨는 B씨가 막무가내 식으로 보증금 반환을 거절하자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며 법정다툼에 나섰다. A씨는 "가끔 친구가 방문한 적은 있지만 거주하지는 않았고, 자신은 비흡연자이며 특별한 소음을 일으킨 적이 없고 이로 인해 아래층 입주자가 퇴거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호소했다. 법률구조공단 유현경 변호사도 "이번 임대차계약은 원룸 1개에 대한 계약이지, 원룸 안에 거주하는 사람 수에 대한 계약이 아니고, 아래층 세입자가 이사 간 이후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것은 임대인 B씨의 문제이지 A씨와는 무관하다"고 변론했다. 특히 임대인 배우자의 MRI 검사와 관련해서는 "머리 부위의 외상이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를 검사하기 위해 MRI 촬영을 했다는 것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고령에 따른 기저질환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법원은 A씨와 변호인의 주장을 전부 수용했다. 재판을 담당한 김영일 판사는 "피고(B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A씨)의 귀책사유와 인과관계, 산정금액의 적정성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피고의 모든 주장들은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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